한국뇌과학연구원이 지난 3일 대구 신서동 첨단의료복합단지내 유치가 확정된 가운데 최근 들어 지역경제를 견인할 기관에 비(非)지역 출신 최고의 전문가 CEO들이 속속 입성하고 있어, 꿈과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첫 주자는 올해 3월 취임한 김유승(61)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이사장. 서울 출신인 그는 우리나라 최초의 과학기술 분야 정부 출연 연구소로 출발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원장을 역임했다. 최고의 과학자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대구시장은 "김 이사장의 영입은 첨복을 위해 행운이며, 감동을 받고 자신감을 얻었다"고 흐뭇해 했다.

바통을 이어받아 박종만(61)엑스코 사장이 취임했다. 충남 서천 태생으로 서울 강남구에 현주소를 두고 있으며, 경복고등학교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박 사장은 국내 컨벤션 분야 최고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임원 7년, 코엑스 전무 4년을 거쳐 지난해 G20 정상회의 개최준비총괄지원단장을 역임했다. 그는 대구경북이 어떻게 하면 살 수 있는지 열공 중이다. DGIST사령탑에 오른 신성철(58) 원장도 빼 놓을 수 없다. 대전 태생의 신 원장은 물리학계의 최고 권위자.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아이디어를 냈고, 지난 대선 당시 대통령 후보들에게 한국 과학기술 정책을 제안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한국물리학회장에 취임했다.

이들 3개 경제 기관장들의 공통점은 지역에 연고가 전혀 없어 어찌보면 외로운 CEO들이다.

우리는 당신들을 크게 환영한다. 집과 가족 그리고 활동해 온 주무대를 뒤로하고 이곳으로 와 준데 대해 감사드린다. 그런데 일부 기득권층은 이유없이 CEO들을 입방아에 올려놓을 수 있다. 개인적인 넋두리를 하나 하겠다. 저희 신문사는 대구경북의 여론을 주도하는 3대 유력 일간지라고 감히 자부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에서 보이지 않은 차별의 눈초리를 느낀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이유는 단 하나. 본사가 포항에 있다는 그 이유만으로. 대구에서 40분거리에, 80k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자기들만의 보이지 않는 벽과 울타리를 쳐 놓고 있다는 느낌을 외지인들은 받아들이고 있다 . 어느 검찰 간부는 그 울타리 속으로 들어가기가 쉽지 않는 것 처럼 보였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었다.

대구에 처음오는 이들은 조금은 위축되고 조심스러워 한다. '음식이 그렇고 저렇다'는 것에서부터 '날씨'와 '기질' 등 주변인들이 전해준 정보때문이다. 그렇지만 살가운 정이 있어 살아볼만 한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미리 짐작부터 크게 겁먹을 필요는 없다. 그대 CEO들은 프로다. 프로는 일로서 승부하고 실적으로 평가받을 뿐이다. 우리 지역사회는 프로인 당신들을 믿는다. 작금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와 디지스트, 지난주에 유치한 한국뇌연구원에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들어 트라이앵글을 이루고 엑스코가 뒷받침했을 때 대구는 또 하나의 엄청난 블루오션을 가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낯설고 물설은 대구경북땅에 온 외지 인재들에게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정주여건을 마련해 주고, 말 한마디와 눈길하나라도 따뜻하게 건넬수 있는 여유로움을 가질때가 됐다.

<출처: 경북일보 / 2011. 6. 9 / 박무환 http://www.kyongbuk.co.kr/main/news/news_content.php?id=541884&news_area=140&news_divide=14002&news_local=20&effect=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