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북부권이 지구 온난화로 농업 주작물이 북상하면서 대체작물 찾기에 비상이 걸렸다. 사과가 고랭지 채소를 밀어내면서 산간지역으로 올라가고, 남부지역의 주작목이 점차 밭을 잠식해 가고 있다.

 봉화군 석포면 김대수(52)씨는 태백산 해발 800m에서 짓던 고랭지 배추 농사를 절반으로 줄이고, 남은 밭 2ha에 사과나무를 심어 활로를 찾았다.

 김씨는 "고냉지 채소에는 병해충이 많이 발생하고 출하가격도 들쭉날쭉해 사과나무를 심었더니 예상보다 색깔과 당도가 뛰어나 소득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경북 북부권 산간지역에는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추위로 사과농사가 불가능했지만 이제는 15농가가 15㏊ 밭에서 사과농사를 짓고 있다.

봉화와 영주, 예천 등에서는 남부지역의 주작목인 마늘과 생강, 블루베리가 속속 대체작물로 등장하고 있으며, 고추 밭은 브로콜리와 양파 밭으로 바뀌고 있다.

봉화의 경우 5년 전 시험재배 수준이던 생강을 50농가에서 15㏊, 양파는 11농가 2.5㏊를 재배하고 있다. 15㏊ 재배 규모인 블루베리와 체리는 소득작목으로 인기가 높아 수년 내 100㏊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다 예전에는 어림도 없었던 2모작도 시험단계에 들어갔다. 마늘과 밀, 보리에 이어 브로콜리와 당근을 재배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봉화군은 기후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최근 기초단체로는 처음으로 농업기술센터에 '기후변화 대응 농업개발 TF팀'을 꾸려 운영에 들어갔다.

TF팀은 팀원 별로 연구개발과제를 선정, 매월 각 분야별 새로운 아이템으로 기술발표회를 갖는 등 기후변화 대응 마스터플랜을 수립키로 했다.

이미 기상재해에 대비한 농업시설 개선, 태양열, 지열 등 에너지 절감시설 도입, 여름철 고온현상에 의한 가축의 생산성 저하, 질병 방지대책 등 다양한 과제를 선정, 연구에 들어갔다.

배영제 봉화군 농정기획담당은 "지구 온난화로 농작물 작황 불안정 현상이 심해지면서 대체작물 찾기가 시급해졌다"며 "위기가 기회인만큼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농가소득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한국일보/2011.7.20/이용호 기자>

http://news.hankooki.com/lpage/society/201107/h2011071915511321950.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