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운태 광주시장과 박준영 전남지사는 22일 오전 전남도청에서 광주전남광역행정협의회를 갖고 영산강수질개선과 SOC확충,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등 공동발전을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김양수 장성군수와 정기호 영광군수, 최형식 담양군수, 홍경섭 나주부시장, 민종기 화순부군수, 시·도 실국장 등이 참석했다. 전남도 제공)

머리 맞대고 상생 물꼬 텄다

'갈등빚던 시장·도지사 만나 협의' 자체가 큰 의미

시도간 불협화음 해소, 협력 기반 구축 계기 기대

민선 5기 들어 두번째로 열린 광주·전남 광역행정협의회에서는 그 동안 크고 작은 갈등을 빚어왔던 양 지역간의 현안들에 대해 의견을 조율하고 상생 협력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특히 양 시도가 단독으로 유치경쟁을 벌였던 서남권원자력의학원을 '호남에 유치하자'는 큰 틀의 합의나 광역교통수단 환승체계 도입, 담양-광주간 버스노선 연장 등에 대한 협력으로 주민 삶의 질 향상에 머리를 맞댔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하지만 평동 군 훈련장 이전사업은 광주시와 장성군, 영광군이 각 지역의 이해관계로 인해 전혀 대안을 찾지 못했다는 점에서 양 시도간 화합에 최대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무엇을 합의했나

우선 이명박 정부의 '5+2 광역경제권 선도사업'으로 추진중인 광주-전남 순환고속도로 건설사업과 관련, 국토해양부에 노선 변경을 요구키로 했다.

순환고속도로 건설사업은 광주∼나주∼장성∼담양을 연결하는 광역 도로망 구축하는 것인데, 장성군 일부 주민들이 마을과 마을간 단절이 우려된다며 반대입장을 보여왔다.

이에 대해 양 시도는 마을 경관을 최대한 살리는 노선 설계가 맞다는 데 합의하고 국통해양부에 이 같은 주민들의 의견을 공동 건의키로 했다.

또 광주 남구의 사업비 미확보로 착공조차 되지 않고 있는 나주 산포 덕례∼광주 남구 양촌동간 도로 확포장 사업은 강운태 시장이 이번 정기 추경때 예산을 확보해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남도는 또 "지난 3월 협의회때 무안국제공항을 거점 중심공항으로 활성화하자는 데 동의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이 없었다"며 " 공항 이용객 편의 도모를 위해 광주시에서 공항으로 이동하는 리무진 버스 허가를 내줄 것과 광주시부터 각종 국제행사때 무안공항을 이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강 시장은 "광주시 실·국장들이 중국 등 출장시 되도록 무안공항을 이용하고 있으며, 민간단체에서 광주공항에 전세기 운항을 요청하는 것도 받아들이지 않고 무안공항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 시도는 서남권원자력의학원 유치에 공동으로 나설 방침이다.

양 단체장은 "광주와 전남에서 누가 유치하느냐는 차후 문제이며, 호남권에 유치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지역내 유치를 위해 공동 노력해 가자"고 다짐했다.

이 밖에 양 시도는 영산강의 수질개선과 친수공간 조성을 위한 사업이 마무리 된 만큼 이를 지역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아 관광자원화 시설을 확충하고 유지관리를 위한 국비도 공동으로 확보해 주민 소득자원을 창출하는 방안을 마련해 가기로 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광역행정협의회는 양 시도의 실질적인 발전을 위해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가 만나 현안을 논의하고 의견을 조율한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며 "이 같은 자리를 통해 양 지역간 사소한 불협화음이 해소되고 상생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동 군훈련장 이전 이견 커

이날 제안된 14개 안건 중 가장 핵심인 평동 군훈련장은 끝내 이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번 광역행정협의회가 사실상 평동 군훈련장 이전문제를 위한 자리였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관심을 모았지만 이전 대상지로 지목된 영광과 장성군이 지역의 여러가지 상황을 들어 난색을 표명하면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광주시는 평동 포사격장을 장성 황룡면 제병협동훈련장으로 옮긴 뒤 훈련장 밖 158만여㎡(48만5000평)를 매입하기로 군 당국과 MOU까지 체결했고, 동백훈련장 역시 영광군 대마면 야산 396만㎡를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해당 지자체의 협조를 당부했다.

그러나 장성과 영광군은 이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장성군은 상무대 이전으로 이미 전체 토지면적의 11%가 군(軍)용지로 사용되고 있는 상황이고, 기존에 있는 군사시설로 이전해도 충분히 가능한 데 추가로 50만평에 가까운 땅을 사용하겠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영광군도 이전예정지로 지목된 대마리 인근에 대규모 지방산단이 들어서고 향후 휴양시설을 조성하기 위해 용역까지 마쳤는데, 포 사격장이 들어오면 개발계획에 찬물을 끼얹게 될 것라고 반대하고 있다.

김양수 장성군수는 "광주시 발전을 위해 시내에 위치한 군 훈련장 이전을 추진한다는 자체는 높이 평가하지만 그렇다고 인근 시·군이 너무 지나친 희생을 감당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따라서 장성과 영광군은 광주시 구상에 동의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다만 "이 문제에 대해 광주시와 전혀 합의나 논의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대안이 있을 것이므로 열린 자세로 논의와 협의를 하고 전남도와 광주시도 이런 자세로 임해주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강운태 광주시장은 "장성군 토지 추가 확보건은 국방부가 요구하는 내용이어서 시로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고, 영광군 부지의 경우 이미 용역이 완료됐다면 타협해서 위치를 조정해 볼 여지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무등일보 / 2011.9.23 / 손선희 기자>
http://www.moodeungilbo.co.kr/searchview.php3?no=371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