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서원 세계유산등재 과정 中과 분쟁 문제 등 집중논의···한국 서원의 특징 부각 절실

주제발표에 이어 열린 종합토론에서는 기호유교문화권 개발을 위해 충남과 대전, 충북 등 충청권 시·도간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집중 논의됐다.

또 돈암서원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과정에서 중국과 발생할 수 있는 분쟁문제도 제기됐다.

첫 토론자로 나선 김양식 충북개발연구원 소장은 충청권 자치단체간의 공조를 강조했다.

김 소장은 “기호유교문화권 개발을 위해 권역설정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논산 중심의 개발을 추진하려면 ‘충남유교문화권 개발이라는 개념 설정이 타당하고, 통크게 충청권을 아우르는 개발을 하려면 충남과 대전, 충북을 아우르는 개발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충청권을 구상으로 한 전략이 세워질 때 대전과 충북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충북 역시 기호유교문화에 관심이 많다. 논산과 회덕, 괴산 등 3개 지점을 중심으로 다핵구도 방식으로 개발을 추진할 때 대충청권 개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김 소장은 충남과 대전, 충북이 기호유교문화권 개발을 위한 실무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전략을 마련하고 중앙정부에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지적에 김문준 건양대 교수는 “원래 기호유교문화권의 범위는 경기와 충남, 호남까지 아우르는 개념으로 최근 전북에서도 유교문화권 개발을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자칫하면 전북에 유교문화권 개발의 주도권이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기호유교문화권은 논산 연산과 노성뿐 아니라 금산과 충북 옥천, 영동, 괴산군 화양까지 아우르는 루트를 공동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김 소장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이왕기 목원대 교수는 돈암서원의 세계문화유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국제적 분쟁을 지적하고 한국 서원만의 특징을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서원은 우리나라가 아닌 중국에서 먼저 시작됐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서원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킨다는 움직임이 알려지면 중국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외부에 너무 떠들썩하게 준비하는 것보다 차분하고, 정확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서원을 어떻게 부각시키고 인정을 받을 것인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우리의 서원이 중국, 일본의 서원과 어떤 점이 다른지를 철저히 분석해 세계문화유산 등재 평가자들에게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유산등재를 추진하는 9개 서원과 달리 돈암서원은 주변환경이 많이 훼손됐고, 최근 건물을 옮겨오는 과정에서 근거 없이 지어진 부분이 있어 진정성 문제가 대두될 가능성이 있다”며 “진정성을 해친 요인을 제거하고 앞으로 어떻게 복원·관리에 나설지를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이상영 충남도 문화예술과장은 “기호유교문화권 개발이 그동안 내포문화권개발과 백제문화권개발에 밀려 추진이 늦어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늦었지만 지난 2009년 개발을 위한 종합정비계획을 마련했고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건의를 했으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회의원들에게도 기호유교문화권에 대한 지원을 건의했다. 오늘 나온 전문가들의 제안을 도 행정에 접목시킬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도내 유교문화재 활성화를 위해 민간으로부터 유교문화유산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응모하려고 한다”며 “아울러 현재 굳게 잠겨있는 도내 서원과 향교의 문을 열고 도민들이 친밀감을 갖도록 민속놀이, 황혼례 등의 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좋은 콘텐츠가 있다면 충남도 홈페이지나 관련 행정기관에 적극적으로 건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출처:대전일보/2011.10.21/박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