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광동성 경제통합과 거버넌스
(양 유만 楊汝萬, 홍콩중문대 명예교수)

1) 이 논문은 거버넌스의 관점에서 PRD(Pearl River Delta)의 성공 일화를 살펴본다. 광동지방에 위치한 PRD는 지난 30년 동안 중국 GDP의 10%, 수출의 40%를 책임지는 중국 경제발전의 선두에 있는 지역이다. PRD덕분에 광동은 농업 중심의 경제구조로부터 제조업과 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바뀌게 되었다.

2) PRD의 제조업은 정보기술, 전기기구, 개인컴퓨터 등에 특화되어 중국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을 향한 “글로벌 팩토리”를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은 전통 사회주의 체제와 달리 지역개발의 진취성과 정치적 분권, 시장화(marketization)를 통하여 가능했다.

3) 저자가 거버넌스의 측면에서 PRD를 보고자 하는 이유는 PRD가 단순히 행정적인 단위(administrative unit)가 아니라 전략적 계획의 측면에서 중요하였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사회주의 모델에서는 도시들 간 수평적 연계가 약했다. 그러나 1980년대 초부터 PRD의 9개 도 단위(prefecture level) 도시들은 그들만의 발전경로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4) 쉔젠과 주하이가 경제특구로 지정되면서 도시 간 상호작용은 보다 활발해진다. 1980년대 초 중국의 경제개방과 맞물려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의 공장들도 지대와 노동비 증가를 이유로 값이 싼 PRD로 몰리기 시작했다. 즉, 홍콩은 판매를 맡고, PRD는 생산을 맡는 공생관계(“front shop, back factory")를 형성되어 두 지역의 경제성장을 이끌게 된다.

5) 이러한 성장의 결과는 1981년부터 2005년까지 광저우와 쉔젠의 GDP성장률이 상하이와 베이징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PRD에서의 자유방임경제문화와 분절화되고, 통제되지 않는 의사결정과정, 분권화된 택지개발 등과 같은 분산된 거버넌스 구조는 PRD의 행정권 밖에 있는 홍콩과 마카오의 개별적인 이해관계와 맞물리면서 불필요한 자원낭비와 도시들 간의 과도한 경쟁을 야기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하였다.

6) 그러나 1997년과 99년 홍콩과 마카오가 중국에 반환되면서 PRD 지역 거버넌스는 보다 통합되었다. 1998년에는 국경 간 협력(cross-boundary cooperation)을 조정하기 위한 틀을 만들기 위하여 Hong Kong/Guangdong Cooperation Joint Conference가 설립되었고, 2005년에는 "A Pearl River Delta Urban Cluster Cooperative Development Plan 2004-2020"이 통과되면서 Gunagzhou-Foshan, Shenzhen-Hong Kong, Zhuhai-Macao이 발전의 척추로 기능할 수 있는 기반을 가지게 되었다.

7) 이러한 계획의 시도를 통해서 당국의 수평적, 수직적인 연계가 조화되었고, 지역 거버넌스가 한 단계 거듭날 수 있었다. 저자는 이렇게 개발의 다중심적(polycentric) 클러스터를 통하여 PRD가 보다 높은 수준으로 발전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8) 현재 홍콩, 마카오를 포함한 대 PRD권은 아시아에서 일본, 한국, 인도 다음으로 큰 경제권으로 성장하였다. 거버넌스 측면에서 PRD의 성공일화는 현재 동아시아의 초국경적 경제활동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