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년(辛卯年) 새해가 밝았다.
너나 할 것 없이 새해 설계에 한창이다. 정부도 마찬가지이다. 지난해 말까지 부처별로 올해 중점 추진할 정책방향을 제시한 데 이어 얼마전에는 신년 국정운영방향에 관한 대통령의 특별연설이 있었다. 이 연설에는 우리나라가 G20정상회의 개최 등으로 높아진 국격을 바탕으로 향후 10년 내에 세계일류국가가 되기 위한 핵심과제가 소상히 제시돼 있다.

올해는 새로운 밀레니엄의 또 다른 10년을 여는 원년(元年)으로서 그 어느 때보다도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시기이다. 지역경제가 튼튼해야만 전체 국가경제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고 세계일류국가로의 도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대통령 연설내용 중 특히 지역발전 과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 공공기관 지방이전, 광역경제권 핵심 과제 등에 속도를 내겠다는 분명한 언급이 있었다. 75조원 규모의 동ㆍ서ㆍ남해안권 발전계획에 관한 추진의지도 천명됐다. 지역발전 과제가 대통령의 신년 특별연설을 통해 소상히 언급된 점은 대단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이 희망’이라는 것이 필자의 평소 소신이다. 적지 않은 기간 동안 미국ㆍ프랑스 등에서 파견근무를 하면서 선진 제국의 지역 발전상을 볼 기회가 많이 있었다. 지역축제가 세계적 축제로 각광받고 있거나, 전국 어디서나 의료ㆍ복지ㆍ교육 등 기본적인 삶의 질이 보장되는 사례를 많이 보았다. 이제 우리도 향후 10년 내에 ‘지역의 시대’를 열고 ‘세계 속의 대한민국 시대’를 펼쳐야 하겠다. 이런 소명의식에서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 싶다.

첫째, 발상의 대전환이다. 중앙에 의존해 지역의 활로를 찾는 외생적․하향식 지역개발의 시대는 이미 막을 내렸다. 지금은 지방 주도의 시대이다. 지역 스스로 차별화된 사업을 기획ㆍ집행하는 데 창의적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한 자동차 회사가 진출한 미국 앨라배마 주의 경우 주 정부가 공장입지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방 나름의 참신한 기업유치 전략을 이행할 필요가 있다.
둘째, 상생발전과 부문 간의 통합적 접근이다. 최근 선진국 지역발전정책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 간 연계와 협력, 부문 간의 통합적 접근이다. 각 지역은 나름의 강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다. 각 지역이 행정구역 단위의 협소한 공간범위를 넘어 대승적으로 협력한다면 규모의 경제 이외에도 지역이기주의 해소 등과 같은 정치ㆍ사회적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지역 문제는 복잡하고 다차원적이다. 그만큼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종합적인 정책 처방이 필요한 것이다. 기능별 분파주의를 극복하고 통섭의 지혜를 발휘해야 하겠다.

셋째, 중앙과 지방 간 소통강화와 협치(協治)의 실천이다. 정책기획 부서와 집행 현장을 점검해 보면 여전히 과학적 합리성에만 집착하려는 경우가 눈에 띈다. 기술적으로 타당한 대안과 정책을 제시하면 국민들이 무조건 따를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은 이제 금물이다. 거버넌스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의사소통적 합리성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즉, 기획에서 집행에 이르는 매 단계마다 소통과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노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이 같은 노력이 지속될 때 지역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는 견실한 기반이 구축될 것이다. 지역발전위원회 지역발전기획단은 올해를 ‘지역 시대를 여는 원년’으로 삼고, ‘중앙과 지방 간 소통과 협치’, ‘현장 중심의 활동’으로 성과를 극대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