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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방재정을 보는 새로운 눈, 재정자주도 <소기홍 단장 - 강원도민일보 특별기고>
작성일 2012-12-10 조회수 1,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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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옹색한 지역 살림살이가 경기부진까지 겹쳐 여간 어렵지 않다. 재정운용이 어렵게 되자 재원조정교부금 조정을 놓고서도 광역시와 자치구간에 다툼까지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재정자립도가 86.0%다. 여기에 교부세까지 합쳐 계산한 재정자주도는 88.0%다. 서울시의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는 전국 평균치 51.1%, 75.9%에 이른 지역조차 부러워할 만하다. 재정자립도는 예산 규모와 비교할 때 지방세 등 자체수입이 얼마나 차지하느냐를 나타내는 지표다. 반면, 재정자주도는 자체수입뿐만 아니라, 교부세까지 포함한 수입이 예산규모와 비교할 때 얼마나 되느냐이다. 교부세란 중앙정부가 걷은 내국세 중에서 지역 몫으로 약 40%를 뚝 떼서 넘겨 주는 재원으로 이해하면 쉽다. 과연 둘 중에서 어떤 지표를 정책목표로 삼아야 할까.
 
 지금까지는 지방재정 확충과 관련 다들 재정자립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정자주도보다 재정자립도에 있어서 지역간 차이가 크다는 점에 착안한 듯하다. 재정자립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세를 지방세로 바꿔서 자기 지역에서 걷은 세금은 자기 지역이 갖게 하는 방법이 사실상 유일하다. 그러나 지역간 세원 격차가 엄청난 현실에 합당한 주장일까. 우리나라는 소위 20대 80 법칙이 무색할 정도로 좁은 지역에 인적, 물적 자원이 몰려 있다. 국토의 11.8%에 지나지 않는 수도권에서 전체 국세의 60% 이상이 걷힌다. 이런 처지라서 자기 지역에서 걷힌 세금은 국세든, 지방세든 그 지역 살림살이에 쓰도록 하자는 주장에는 찬성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우리 현실에서는 지방재정 문제를 생각할 때 재정자립도보다는, 재정자주도에 주목해야 한다. 교부세는 중앙정부가 걷지만 지자체와 적정 비율로 나눠 가지는 일종의 공동세다. 교부세를 국고보조금과 같은 부류의 의존재원이라며 폄하할 이유가 없다. 상생이라는 시대정신이 지역 사이에 실현되고 있는 제도로 볼 수 있다. 교부세는 국고보조금처럼 지방의 중앙정부 종속문제를 일으키지도 않는다. 재정 자율성 측면에서 자체수입과 큰 차이가 없어서 자체수입과 더불어 재정자주도를 구성하는 요소다.
 
 지역간 격차가 심한 나라에서는 재정자립도를 높이자며 자체세입 늘리기에만 골몰해서는 안 된다. 재정력이 강한 지역을 중심으로 마련한 재원을 재정력이 약한 지자체에 집중 배분하는 교부세가 포함된 재정자주도가 훨씬 낫다. 지방재정 확충방안을 찾으려거든 교부세를 늘려 재정자주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맞다. 그럼, 중앙정부는 교부세를 늘리기 위한 재원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국고보조금을 줄이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국고보조금은 지자체 입장에서 받지 않는 것보다야 낫지만, 중앙 의존을 심화시키는 중대한 결함이 있다. 국고보조금은 사회복지와 같이 국민생활의 통일적 기준이 적용되어야 하는 일부 분야에 국한되어야 한다. 중앙으로부터 같은 규모의 돈을 받더라도, 국고보조금 형태가 아니고, 교부세 형태로 받아야 재정 분권상의 진전을 이룰 수 있다.
 
 둘째, 이제는 정부와 민간의 역할 분담을 다시 생각하며 기업지원, 사회간접자본 등 국가사업 분야를 원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민간 역할이 커진 오늘날, 정부지원을 줄일 수 있는 분야가 없는지 다시 따져야 한다.
 
 셋째, 복지지출도 한꺼번에 크게 늘었으면 하는 생각이 굴뚝같지만 세금 늘어나는 속도를 넘어서는 곤란하다. 한 번 늘리면 줄일 수 없는 분야에 대한 지출이 급속히 늘 경우, 교부세 증액은 어렵게 된다. 지방비 매칭 부담도 눈덩이처럼 커져 문제고, 농산어촌, 중소기업 등 지역의 또 다른 중요 분야 지원 규모가 쪼그라들 우려도 있다.
 
 이런 제도 개선은 1, 2년 안에 이룰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포괄보조금과 같은 중간적 제도가 보편화되는 단계도 필요할 것이다. 지방재정 문제는 어느 것보다도 중요하고 어렵기에 전문가들의 의견도 다양하다. 그러나, 모든 지역이 서울시 수준의 재정자주도를 보이는 날이 속히 오기를 학수고대한다.

 
소기홍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기획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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