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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발전우수사례
지역발전관련 우수사례에 대한 소개입니다.
제목 임실은 왜 집중투자를 택했을까
작성일 2012-11-19 조회수 1,077
첨부파일 임실군_사선권역 거점면 종합개발사업.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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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자동차도 자전거도 없던 시대의 유일한 이동수단은 두 발 뿐이었다. 아무리 먼 거리라도 걷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고 사람은 두 발을 교차시키며 목적지로 나아갔다. 며칠, 또는 몇 달 동안 길 위에서 지내야 하는 여행자에게는 지친 몸을 뉘일 공간이 필요했다. 나그네들이 많은 길목에는 자연스레 여관과 주막이 들어섰고, 상권이 발달하여 늘 사람들이 끊이질 않았다. 전북 임실군 관촌면도 그 과정을 거친 곳이다. 관촌의 옛 지명인 오원에서 신원을 가려면 상관문 거리를 꼭 지나야 했다. 

 

 

  

하지만 상관문 거리에는 밤늦게 통행하는 나그네들을 노리는 불량배와 도적들로 인한 피해가 다수 발생했다. 때문에 이곳을 지나는 사람은 선천리에서 숙박을 해야만 했고 이로 인해 여관 관(館)자를 써서 ‘관촌’이란 지명이 붙여지게 됐다. 수많은 사람들이 관촌에 발자국을 남겼고 거리는 그 수만큼 활기가 차올랐다. 시장이 발달함에 따라 관촌에 자리를 잡고 사는 사람들 또한 늘어만 갔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과거의 일일뿐, 지금 관촌은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인구 감소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터를 잡고 살았던 사람들조차 과거 나그네들이 그랬던 것처럼 관촌땅에 이별을 고했다. 거리에는 떠나간 사람들의 발자국만 무성하게 남았다. 하지만 포기하기엔 일렀다. 여러 도시와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인 장점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임실군은 이 장점을 살려 다시 사람들의 발길이 머물 수 있는 관촌으로 재건하기 위한 사업에 돌입했다. 

 

관촌이 집중투자의 대상지가 된 이유는?

 

처음 사선권역에 사업이 들어섰을 당시, 예산은 7개의 마을에 고루 나뉘어 투자될 예정이었다. 작은 마을들이 함께 모여 진행하는 권역사업인 만큼 서로 불평불만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지역의 장점을 본받고자 떠난 선진지 견학을 통해 추진위원회의 생각은 달라졌다. 모든 지역에 균등하게 예산을 투자하는 것으로는 나눠 먹기 식의 보여주기 위한 사업밖에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7조각으로 나뉜 예산으로는 사업 효과가 미미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추진위원회는 선진지 견학과 전문가 의견을 참고해 먼저 소재지권을 발전시키자는 결론을 도출하게 된다. 그리고 그 대상이 된 곳이 ‘임실의 관문’이라 불리던 관촌면이었다. 관촌은 1개의 고속도로와 4개의 국도, 지방도가 함께 지나는 교통의 요충지이며, 기존 상권이 밀집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상권이 더욱 활성화된다면 자연스레 사람들이 모여들고, 그것이 권역발전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이 군과 추진위원회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관촌면이 집중 투자 대상이 된 것은 다수의 도로가 인접해있다는 것과 더불어 주변 관광지와도 쉽게 연계가 된다는 점도 작용했다. 관촌 내의 관광지인 사선대는 경관이 빼어난 명소로 임실군 안에서도 유명한 곳이다.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도 휴양을 위해 사선대를 찾을 뿐만 아니라, 매년 각종 행사들이 진행되는 축제의 장이기도 하다. 또한 청소년 수련관이 올해 8월 준공될 예정이며 민속체험박물관이 2014년 완공을 목표로 착공됐다. 청소년 수련원과 민속체험박물관이 준공되면 앞으로 사선대를 찾는 방문객의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이번 사업은 관촌의 상권을 활성화시키는 것과 동시에 사선대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기 위함이기도 했다.

하지만 소재지권에 집중투자를 하겠다는 사업계획에 다른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사업 초기부터 관심도가 대단히 높았던 만큼 타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사업 추진위원회의 생각은 확고했다. 거점면 활성화의 중요성과 파급 효과를 몇 차례나 설명했고, 납득이 가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함께 선진지 견학을 가자고 제안했다. 추진위원회와 주민들은 부산, 파주, 고창, 장흥 등 여러 곳을 함께 찾아갔다. 그 결과 주민들도 점점 집중투자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다. 임실군에서도 주민들의 반발을 이해하고, 이번 사업에서 제외되는 지역에 대해 별도로 기초생활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추진위원회의 노력과 군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점차 논란은 수그러들었고, 사업은 관촌을 중심으로 집중 투자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를 재정비하다!

 

이번 사업은 주민들의 문화, 복지를 위한 생활기반 시설과 경관개선, 그리고 역량강화의 세 부분으로 나뉜다. 주민들의 정주의욕을 고취시키고 깨끗한 모습으로 방문객에게 ‘다시 찾고 싶은 곳’이란 인상을 남기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다.

  

첫 번째 기초생활기반 시설로는 문화의 집, 다목적 회관, 관촌 쉼터가 조성됐다. 예전 문화의 집 건물은 1층이 청소년들을 위한 컴퓨터 학습실, 2층은 예식장으로 운영되던 곳이었다. 하지만 최신식 사양을 선호하는 청소년들은 컴퓨터 학습실에 점차 발걸음을 끊었다. 예식장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도시에 나가 결혼식을 올리기 때문에 예식장은 무용지물로 방치된 상태였다. 추진위원회는 이 건물을 눈여겨보고 기존 건물을 재활용해 주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장소로 탈바꿈할 계획을 세웠다. 자금을 요긴하기 쓰기 위해 새 건물을 짓는 것보다 리모델링이란 방안을 추진한 것이다. 새로 단장한 문화의 집은 1층은 주민들의 건강을 위한 헬스장으로, 2층은 취미 교실로 이용되고 있다. 지금 관촌의 주민들은 농사일이 끝나고 문화의 집에 모여 농악, 한지공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취미활동을 즐기고 있다.

두 번째로, 유동인구가 많은 관촌면을 보다 깔끔한 모습으로 정비하기 위해 지역경관 개선 사업이 추진됐다. 관촌면의 상가들은 대부분 새마을 운동 이래로 거의 정비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허름한 상가 외관으로 인해 관촌 거리의 분위기는 더욱 어둡고 침체된 느낌이었다. 하지만 공사를 진행해도 바로 효과가 나기 어렵기 때문에 주민들은 섣불리 외관에 투자 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관촌이 명실상부한 거점면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경관 개선은 빠질 수 없는 사항이었다. 이에 상가의 간판과 외벽을 교체하는 간판·벽면 공사가 진행됐다. 새로운 간판은 디자인에 통일성을 주어 보는 사람들에게 정리된 인상을 심어주었다. 임실의 특산품인 고추를 모티브로 디자인 된 가로등도 세워졌으며, 길 여기저기에 주차된 차들은 신설된 주차장으로 모아졌다. 그 결과 시가지는 전과 비할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하고 정돈된 거리로 거듭났으며, 기존 상권 또한 조금씩 활성화되고 있다. 상가의 주민들 중에는 간판과 외벽 공사가 끝난 후, 자발적으로 내부 보수를 진행한 사람도 적지 않다. 한결 깨끗한 시가지를 보고 상가의 주인들이 먼저 ‘인상’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이다.

마지막은 지역역량강화 부분이다. 사선권역은 어느 지역보다 선진지 견학을 많이 다닌 만큼, 지역 주민들의 의식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 사업이 완료된 현재 시점에도 의식 교육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이는 교육을 통해 스스로 지역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갖고, 그를 바탕으로 외부방문객과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함이다. 문화의 집 등 시설기반을 바탕으로 한 하드웨어 사업과 주민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소프트웨어 사업을 함께 진행하며, 관촌은 그야말로 겉과 속 모두를 재정비할 수 있었다.

 

“싸우더라도 선진지 견학을 함께 가보자”

 

이번 사업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무엇보다도 거점면에 투자를 집중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이 집중투자는 주민들의 반발로 우여곡절이 많았다. 주민들의 비난과 오해의 화살표는 추진위원회로 향하게 됐고, 이를 고스란히 받게 된 것이 김점동 추진위원장과 고문재 총무다. 두 사람은 당시 추진위원회와 특정 마을이 무언가 뒷거래가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을 받으며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김점동 추진위원장은 그때를 회상하며 ‘평생 들을 욕은 다 들었던 것 같다’며 웃지만, 당시에는 진지하게 위원장직을 사퇴할 고민도 했었다고 한다. 늘 웃는 얼굴이었지만 속은 까맣게 타들어갔다. 이때 옆에서 기운을 북돋아 준 것이 고문재 총무다. “먼저 선진지 견학을 다녀온 뒤 싸우더라도 결론을 내자”며 주민들에게 당당하게 의견을 말하는 고문재 총무를 보고 김점동 추진위원장은 용기를 얻었다. 주민들과의 갈등은 두 사람에게 사업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심어주었다. 위원장의 끈기와 총무의 떳떳한 모습을 지켜보던 주민들도 점차 의심을 거두기 시작했다.

지금 임실군의 사선권역 거점소재지 정비 사업은 성공적인 우수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다양한 선진지를 방문하고 연구했던 추진위원회는 이제 견학단을 맞이하는 입장이 됐다. 고문재 총무는 견학으로 찾아오는 타 지역 추진위원회에게 당부하는 것이 있다. 바로 추진위원회의 몸집을 줄이라는 것이다. 추진위원의 대부분이 생업을 겸하기 때문에 인원이 많으면 회의에 과반수가 참여하기 힘들게 된다. 회의가 미뤄지는 만큼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추진위원회의 크기도 사업에 맞게 따라가야 한다고 고문재 총무는 강조한다. 또한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열정과 끈기는 추진위원회가 갖춰야 할 기본 덕목이다. 온화한 인상의 김점동 추진위원장과 그를 옆에서 든든하게 보좌하며 사업에 누구보다도 적극적이었던 고문재 총무. 생김새와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사람도 사업에 대한 애착과 끈기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공통분모는 두 사람을 단단하게 묶어주었고, 이들의 절묘한 조합은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며 위기를 넘기고 사업을 성공의 길로 이끌 수 있었던 것이다. 

 

묵묵히 사업을 지원한 임실군의 뚝심

 

또 하나, 이번 사업의 성공 요인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군의 적극적인 지원이다. 강완묵 임실군수는 평소에도 관촌의 잠재력을 보고 관심을 가져왔다고 한다. 관촌의 집중투자로 인한 주민들의 반발을 받아들이고 타 지역에 기초생활기반 사업을 진행하게 한 것도 그다. 또한 임실군은 사업의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홈페이지, 일간지 등을 이용한 광고 활동을 병행했다. 강완묵 군수는 “면 발전의 종합적인 계획을 추진위원회가 이미 가지고 있었다”며 자신은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또한 주민들이 자신의 이기주의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고 앞으로 사선권역은 어떤 사업을 하더라도 합심이 잘 될 것이라며 주민들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하지만 주민들은 “군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성공적으로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주민들과 추진위원회 사이에 갈등이 빚어졌을 당시도 임실군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확실히 무게를 잡아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주민들이 스스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묵묵히 지켜본 것이다.

앞으로 강완묵 군수는 올해 8월 청소년수련원이 준공되는 것을 계기로 사선대를 청소년 휴양지의 메카로 발전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민속체험박물관과 연계하여 관광객을 유치하고, 관촌에 도시인구유입이 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그는 앞으로 다른 사업에도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발전 방향을 함께 의논하는 오픈된 자세로 임하겠다고 한다. 군의 일관된 보조와 적극적인 태도는 앞으로 임실이 발전하기 위한 큰 지지대가 되어줄 것이다. 

 

나그네들이 다시 찾아올 그 날을 기다리며

 

현재 임실의 관촌면 거점소재지 마을종합개발사업은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추진위원회와 임실군 모두가 공들여 노력한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업성공의 숨은 주역들이 있었으니, 바로 관촌면의 주민들이다. 주민들은 역량강화 교육과 사업을 거치며 의식이 나날이 발전해가고 있다. “처음에는 집중투자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건줄 알았는데, 이제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느껴진다”며 사업을 진지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주민들은 시설의 사후 관리도 도맡아 책임지고 있다. 문화의 집 내 헬스장의 경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공무원이 관리를 하고 있다. 하지만 낮에 농업으로 바쁜 주민들은 이용시간으로 인해 헬스장을 자유로이 활용할 수 없었다. 이에 주민들 중에서 관리할 사람을 뽑아 일정한 수고비를 주고 운영시간을 늘리자는 의견이 나왔다. 지금 문화의 집 헬스장은 주민 관리원이 있어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여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서예와 농악 이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 발굴을 위해 추진위원회에 아이템을 제시하는 등 자발적인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취미생활을 가진 주민들은 농사일을 끝내고 마을로 돌아오는 것이 기다려진다고 한다. 거리에는 점차 활력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 때문인지 관촌면으로 돌아오는 사람들도 조금씩 늘고 있다. 2006년, 관촌면은 문화마을조성 사업을 완료하고 46개의 필지를 분양했다. 하지만 최근까지 2개 필지만 분양되는 아주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그런데 2011년 말 사선권역 사업완료 시점부터 현재까지 18필지가 추가 분양됐다. 임실군은 이를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인구 유입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추진위원회는 먼저 전봇대 및 송전탑을 없애고 지하에 매설하는 지중화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관촌의 명물이 될 수 있는 아이템을 발굴하고 2차 사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관촌이 거점면이자 ‘임실의 관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발전 계획을 차근차근 세우고 있는 것이다.

과거 관촌은 마을 자체가 나그네들을 맞아주는 큰 여관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은 길을 따라 관촌에 다다랐고 그곳에 머물고 또 떠나갔다.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람들이 만든 길은 지도 위에서 지워졌다. 나그네의 발걸음이 끊긴 관촌은 점점 몰락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이번 사업으로 인해 주민들은 새로운 길을 보게 되었다. 군과 추진위원회, 주민들은 모두 그 길을 개척하기 위해 합심하고 있다. 앞으로 ‘관촌(館村)’은 거점면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며 이름에 걸맞은 길을 걸어갈 것이다. 새롭게 태어날 관촌의 미래를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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