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발전의 진정한 의미와 발전을 위한 서곡

(2009년 지역발전기획단 추계워크숍 강의 속기록) 

강형기 (충북대 교수)

  각 시대의 화두는 다양했다. YS 때는 개혁, 개혁, 개혁이었다. 그래서 나는 혁신이란 말을 자주 썼다. 그 이후 DJ 때는 혁신이란 말을 자주 썼다. 노무현 행정부 들어서는 균형발전이라는 말을 많이 썼다. 그래서 나는 강의에서 창조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새 정부 들어 지역발전이라는 말을 쓴다. 요즘 공직후보자들과 지역리더들은 지역발전, 문화도시, 관광도시라는 말을 쓴다. 그런데 지역발전의 참 의미를 이해하는 분들이 없더라. 지역발전기획단은 지역발전정책을 리드하는 조직이다. 그렇다면 리더십을 갖춰야 할 것이다.

  나는 여러 분야에서 리더십 강의를 해왔다. 여러 리더십을 연구하다가 장자의 도척편에서 리더십 이론을 발견했다. 도척편에는 한 부하가 도둑집단의 두목이 되는 비결을 물었다. 인간의 조직의 리더가 되려면 그 조직의 도를 지켜야 한다. 설령 도둑집단이라고 하더라도 그 나름대로의 도를 지켜야 한다. 집단의 리더가 되려면 여러 도를 지켜야 한다.

  첫째, 어느 집을 털 것인지를 잘 결정해야 한다. 성(聖)의 경지다. 현대적 용어로 풀어보면, 목표설정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행정 현장에서 보면 경영은 없고 운영밖에 없다.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 이념-목표-정책-시책-직무의 수직적인 합리적 연계가 되어야 하는데 연계가 되지 않다보니 지역의 브랜드가 없고 특화발전이 되지 않고 있다.

경영은 없고 운영밖에 없다.

  둘째, 먼저 담을 넘어가야 한다. 이는 용(勇)이다. 현대적 용어로 풀어보면, 솔선수범이다. 리더는 어려운 일이 있으면 앞장서고 행동으로 시범을 보여주어야 한다.

  셋째, 마지막으로 대문을 나와야 한다. 이는 의(義)이다. 현대적 용어로 풀어보면, 책임감이다. 두목이 부하들을 다 대피시키고 마지막으로 나오듯이 리더는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넷째, 해보기 전에 파악해야 한다. 어떤 집을 털 때 얼마만큼의 이익이 발생할지 알아야 한다. 이는 지(知)이다. 일단 해보자는 방식보다는 일을 하기 전에 어떤 이익과 손해가 발생할 지 가늠해야 한다. 대차대조표를 작성할 줄 알아야 한다.

  다섯째, 나눌 줄 알아야 한다. 이는 인(仁)이다. 리더가 혼자 독차지하기 보다는 믿고 따르는 부하들에게 그에 합당은 몫을 나누어주어야 한다.

  장자는 왜 도둑의 예화로서 리더십을 설명한 것일까? 남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자리에 있는 자에게 리더십을 강조하고자 함이었을 것이다. 도둑이라도 그 정도 도는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지역발전기획단은 어떠한가? 목표설정이 잘 되어 있는가? 솔선수범하며 성공모델을 제시하고 있는가? 얼마만큼 책임을 지고 있는가? 어떤 사업의 비용편익 분석을 정확히 하고 있는가? 마지막으로 지역발전위원회를 따르는 지역에 대해 혜택을 주고 있는가?

  오늘 강의의 본론으로 가서 지역발전의 진정한 의미를 고찰해 보자. 발전이란 물건, 도로, 학교, 병원을 만드는 것인가? 땅값이 오르는 것인가? 아니다! 발전이란 내재하고 있는 개성을 특화시키고 내재하고 있는 자원을 개화시키는 것이다. 지역발전의 근본은 외부에서 공장을 유치하거나 정부기관을 이전해 오는 것이 아니다. 지역에 내재하고 있는 능력을 특화시키는 것이다. 우선, 발전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의 충족도를 높인다는 것이다.

  둘째, 발전한다는 것은 자립능력을 신장하고 개성을 키우는 것이다. 전문서적으로서 5만권 이상 팔린 제 저서 『지방자치 가슴으로 해야 한다』에서 나는 일본의 지역사례연구를 하면서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렸다. 성공요인은 ‘지역에 대한 애착이 있고 열정이 있고 지혜를 공유한 지역이 성공하였다.’ 제도나 자원으로 국가가 하는 것이 아니다. 지역개발은 인간개발이다. 발전한다는 것은 자립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 발전해나가는 것은 내발성에 기반을 두고 변해나가는 것이다. 한 지역을 대상화하고 수단으로 생각하는 개발의 사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는 지역의 주민이 주체가 되어 전개하는 발전의 사상을 토대로 지역을 일궈야 한다. 넷째, 생태적 건전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지속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다섯째, 발전한다는 것은 풍토적으로 건전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협력하고 양보하는 풍토, 문제제기보다는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공동 참여하는 풍토가 있다면 발전된 지역이다.

  그러면 지역발전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의 발전 원동력은 극적으로 바뀌었다. 찰스 랜드리의 창조도시와 리차드 플로리다의 창조계급이 이를 설명해준다.

  병법를 인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천(天)의 시(時)를 잘 맞춰야 한다. 둘째, 지(地)의 리(理)가 중요하다. 셋째, 인(人)의 화(和)다. 그런데 인화가 가장 중요하다. 천을 국가, 지를 지방, 인을 주민에 비유하면 이해하기 쉽다. 어떤 지역을 발전시키려면 첫째, 시대의 흐름을 잘 읽어야 한다. 시대의 패러다임에 맞는 정책을 구사해야 한다. 둘째, 지의 리를 살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장소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자원은 현장에 있기 때문이다. 지역의 자원이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배우며 실천하는 가운데 자원은 만들어진다. 셋째, 인의 리를 연출해야 한다. 따라서 사람을 읽어야 한다. 세상 사람들의 힘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발전하는 지역에는 제도의 장벽, 자원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애착과 열정 그리고 지혜를 가진 지도자와 주민이 있다.

  참고: 주민(정주형, 교류형), 정주형(선택형, 숙명형). 선택형(탈출형, 저항형) 저항의 배려

  참고: 논어의 자치학

  지역창조를 위한 발상의 몇 가지 철칙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온리 원’을 창조해야 한다. 남들처럼 하지 말라. 둘째, 참여와 연대를 창출해야 한다. 혼자서 하지 말라. 셋째, 모으고 집중해야 한다. 돈 없다 말 말고 돈만큼 하지 말라. 넷째, 역사를 보고 일해야 한다. 현재에 빠지지 말라.

  지역발전위원회가 지역과 협력하여 실질적인 지역발전을 이뤄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