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무역은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역동성 발휘
- 지난 20년간 아시아 지역은 수출주도형 성장으로 세계무역의 중심지로 발돋움했음.
- 아시아 신흥수출국이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무역 비중은 1990년대 이후 꾸준히 상승하여 20%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높아졌음.
- 아시아 무역의 번영은 중국의 등장에 따른 아시아 분업구조의 재편과 역내 무역의 활성화에 기인함.
- 2000년대에 들어 중국이 세계 제조업의 수출기지로 부상함에 따라 아시아 분업구조는 중국을 중심으로 국가 간 수직분업이 주도하는 ‘가치사슬형’(Value Chain) 분업체제로 변화함.
- 과거 일본주도형 분업체제에서는 주로 일본의 다국적기업들이 아시아 국가들에게 중급 및 저급기술을 이전하고 현지에서 기술력에 맞는 최종재를 생산·수출하는 구조였음.
- 중국 중심의 새로운 분업체제에서는 각국의 기술력에 따라 연구개발과 부품·소재 생산이 특화되고, 주로 중국에서 완제품이 조립·생산되어 세계시장으로 수출되는 국제분업형 구조로 발전됨.
아시아 무역의 회복과정에서 중국의 이중적 역할이 크게 기여
-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보여준 중국의 역할은 선진국시장의 수요를 중간에서 전파하는 가교 역할에 더하여 중국 스스로의 수요창출에 의해 아시아 지역의 성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음.
- 실제로 2009년 들어 아시아 경기가 회복되면서 중국의 수입수요가 중간재 이외에 투자재와 소비재에까지 확산됨에 따라 중국에 대한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은 거의 모든 품목에 걸쳐 빠르게 늘어남.
- 2009년 이후의 경기회복기에 중국의 최종수요에 따른 부가가치가 큰 국가일수록 GDP 성장률이 높아진 사실은 최종수요자로서 중국이 아시아의 경기회복을 이끄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음을 시사함.(<그림 1> 참조)
아시아 역내 무역은 수직분업에 의한 중간재 무역이 주도
- 1990년대 이후 아시아 신흥시장의 역내 무역은 중국의 등장을 배경으로 크게 늘어나 전체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의 31.7%에서 2008년에는 42.0%로 높아졌음.
- 아시아 지역의 역내 무역 비중은 시장통합을 이룬 EU에 훨씬 못 미치나 NAFTA에 비해서는 약간 높은 수준임.(<그림 2>의 왼쪽 참조)
- 역내 국가 중 중국의 경우는 세계시장에 대한 무역 허브 역할로 인하여 주요 선진국과의 무역이 크게 늘어나 역내 무역의 비중이 오히려 줄어듦.
- 반면에, 나머지 국가들은 중국에 대한 원자재 및 중간재 수출과 중국으로부터의 최종재 수입이 크게 늘어나면서 1990~2008년 기간 동안 역내 무역 비중이 2~3배 정도 높아짐.(<그림 2>의 오른쪽 참조)
- 역내 국가 간 수직분업에 대한 무역의존도는 부품 무역의 비중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알 수 있음.
- 최근의 한 연구에 따르면 아시아 신흥국 간의 부품 무역이 총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2005/06년 평균)은 40.1%로 나타나 NAFTA의 25.6%, EU 15개국의 17.2%에 비하여 매우 높은 수준임.
- 부품 무역을 통한 역내 분업은 부품의 모듈화와 조립생산의 발전 등으로 국가 간 생산분업이 쉬워진 전기·전자제품 및 기계류 분야에서 두드러짐.
- 앞에서와 비슷한 분석에 따르면 SITC 7(기계 및 운수장비) 제품에서 아시아 국가(일본 포함)들의 역내 부품 수출 비중은 40%에 달하여 NAFTA와 EU의 30%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남.
- 아시아 지역의 경우 부품 수출 중에서는 전자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70%에 달해 세계 IT제품의 공급기지인 중국에 대한 아시아국가들의 전자부품 수출이 수직분업의 큰 축을 이루고 있음을 시사함.(<그림 3> 참조)
해외수요에 대한 수출의존율은 아세안 국가들이 여타 지역보다 높아
-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의존율을 계산한 분석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하여 수출의존율이 여전히 높고, 2000년대 이후에 대체로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남.
-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의존율은 OECD 평균치를 상회하고 있으며, 아세안 국가들의 경우는 시장통합이 완성된 OECD 유럽국가들의 평균치를 넘어서고 있음.
EC형 시장통합과 수평무역의 확대를 위한 역내 협력 필요
- 1990년대 이후 아시아 무역은 중국을 중심으로 형성된 아시아 집적회로(Asian integrated circuit)형 수직분업에 의해 주도되어 옴.
- 저렴한 노동력과 부품 단위의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주도해 온 아시아 무역은 역내 무역과 역외 무역이 동시에 확대되는 상생의 성장과 발전을 이룩함.
- 수직분업과 다국적기업 중심의 하청구조로 구성된 아시아 무역구조는 대내외적 충격에 취약하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어 향후 발전적 변화가 요구됨.
- 최근의 세계 경제위기에서 증명된 바와 같이 아시아 무역은 역내 수직무역을 매개로 선진국 수요에 종속된 네트워크화가 더욱 심화되어 대외적 충격에 따른 변동성이 더욱 커짐.
- 대내적으로는 앞으로 역내 각국의 기술과 상품을 둘러싼 비교우위 질서가 복잡해져 수직분업의 한 축이 무너지면 전체 시스템의 붕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약점도 가지고 있음.
- 앞으로 아시아 무역이 지속적인 성장과 구조변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요 의존과 상품생산 구조를 보다 균형 있게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임.
- 아시아 신흥국의 경우 선진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국내수요 확대와 EC형의 역내시장 통합을 통하여 역내무역이 보다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로 확산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함.
- 역내 수직분업에 의한 무역이 단순 가공생산 및 수출에서 벗어나 가치사슬의 핵심인 R&D, 상품기획, 디자인, 첨단부품 생산 등으로 확산되도록 아시아 기업의 역량을 강화시켜야 함.
- 현재 아시아 지역은 역내 무역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규범은 존재하지 않고 여러 나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자유무역협정 등을 체결하는 ‘사발 국수(Noodle Bowl)형’ 지역주의가 만연하여 제도적으로 EU나 NAFTA에 비하여 취약함.
- 두 나라 간에 복잡하게 얽힌 무역협정은 거래비용을 증가시켜 오히려 무역을 위축시킬 우려가 크므로 아세안+3(한국, 중국, 일본)가 역내 시장 통합과 역내 무역을 규율하는 협의체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한·중·일의 주도적 역할과 협력이 필요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