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문화산업의 현황과 발전 방향
농경나눔터 농정시선 | 2012년 6월호
김 광 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2000년대 들어 농촌 활성화 전략이 내생적 발전전략으로 선회하였다. 지연산업, 농촌체험관광, 전통문화산업, 향토산업, 농촌지역축제, 향토지적재산사업 등과 관련된 각종 정부시책이 내생적 발전전략에 포함된다. 비록 이들 부문은 개별 시책에 의해 육성되어 왔지만 농촌에 부존하는 문화자원을 활용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 한다는 전략적 공통점을 지닌다. 필자는 이들 부문을 ‘농촌 문화산업’이라 칭하는데, 농촌 문화산업은 농촌에 특화된 내생적 발전전략의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농촌 문화산업은 농촌 문화자원을 활용하는 농촌경제 활성화 수단
농촌 문화산업은 ‘현재까지 전해 내려오는 살아 있는 유·무형의 문화로서 과거의 모든 것’인 문화유산을 상업화하는 산업이다. 즉 농촌 문화산업은 ‘이윤 추구를 위해 농촌의 문화유산을 상업화하는 생산체계 또는 경제활동체계’라 정의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농촌 문화산업은 농촌의 오래된 미래(문화자원)를 통해 농촌경제의 활성화를 추구하는 전략적 수단이라 할 수 있다.
농촌 문화산업에는 ①전통 및 향토 식품 부문, ②전통공예 부문, ③전통문화·예술축제 및 전통소재 공연 부문, ④문화유적 기반 농촌관광 부문, ⑤농촌체험관광 부문 등이 포함된다. 정보통신기술, 디지털기술 등을 기반으로 도시 특히 대도시에서 발달하고 있는 기존의 문화산업과는 달리, 농촌 문화산업은 전통성(역사성)과 지역성(향토성·고유성)을 기반으로 심미적·상징적·오락적 가치를 더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특성을 지닌다.
국내 농촌 문화산업의 규모 약 1조 7천억 원
농촌 문화산업의 국내 시장규모를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추정해 보니 약 1조 7천억 원에 이르고 있다. 도시를 중심으로 발달하고 있는 기존의 문화산업 규모가 문화콘텐츠산업 부문만 하더라도 60조 원(2009년)에 달하는 것과 비교한다면 농촌 문화산업의 규모가 보잘 것 없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시·군 평균 매출규모가 121.4억 원에 달한다는 점은 소규모 농촌 시·군의 연간 총 예산이 3~4천억 원에 불과한 상황을 고려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농촌 문화산업은 지역과 연계된 산업체계의 지역적 착근(embeddedness)에 의해 내생적 발전전략의 핵심인 지역경제의 순환체계 구축과 특성화된 지역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지역의 자원과 인력을 활용하고, 창출된 이윤이 지역에 재투자되는 선순환구조가 농촌 문화산업의 중요한 특성이기 때문이다. 농촌 문화산업이 고용하고 있는 종사자 역시 11만 7천 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농업부문의 고용 감소를 상쇄할 만한 마땅한 일자리가 부족한 우리 농촌의 현실을 고려하면 이 역시 적지 않은 숫자이다.
농촌 문화산업 육성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정책 필요
농촌 문화산업은 국가경제의 측면이나 부문적 접근에서보다는 문화유산을 활용한 지역특화발전 전략이나 내생적 발전전략을 추구하는 지역적 관점에서 접근함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모든 산업육성이 그러하듯이 농촌 문화산업 역시 발전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따라서 농촌 문화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적 노력 또한 중앙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첫째, (가칭) 「농촌 문화산업 진흥법」을 제정하고 동 법에 근거해 (가칭)‘농촌 문화산업 진흥계획’을 수립하여 농촌 문화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근거와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농촌 문화산업의 진흥을 위해 범부처 차원의 협의체인 (가칭)‘농촌 문화산업 발전 협의회’를 구성·운영해야 한다. 셋째, 실태조사 결과 농촌 문화산업 종사 기업들의 가장 큰 애로점이 ‘정보의 부족’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칭)‘농촌 문화산업 정보지원센터’를 설치하여 이들 기업과 지자체가 필요로 하는 관련 정보를 수집·제공하는 기능을 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넷째, 국민들이 농촌 문화산업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농촌 문화상품을 소비할 수 있도록 공교육이나 평생교육을 통해 농촌 문화산업을 알리는 방안이 필요하다.
지자체 차원의 육성 방안으로는 첫째, 각 지역의 문화자원 분포를 조사하고 지역실정에 맞는 농촌 문화산업 진흥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동종 기업들의 집단화를 통해 개별 기업이나 사업조직이 달성하기 힘든 생산, 유통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셋째, 지역에 특화되어 있는 농촌 문화산업 하위 부문을 중심으로 전문인력 및 후계자 양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지자체 차원에서도 역시 농촌 문화산업 발전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