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전문 재배단지·테마랜드 등 산림소득 10대 프로젝트 선정 산림이 ‘바라보는 산’에서 ‘먹고 사는 산’으로 변화하고 있다.
경북 안동 길안면 대사리에서 호두농장을 경영하는 김형광씨(66)는 지난해 호두 농사로 7억원의 순수익을 올렸다. 김씨는 1997년 안동으로 귀농, 야산에 호두나무 4000여그루를 심어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호두초콜릿 등 가동품도 생산, 청와대 등에 납품하기도 했다.
경북도는 김씨처럼 산림에서 고소득을 올리는 ‘산지 부농’이 많이 나오도록 하는 등 산림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한 ‘산림소득 증대 비전’을 최근 마련했다. 도내 전체 면적의 71%를 차지하는 산림을 ‘바라보는 산’에서 ‘먹고 사는 산’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경북도가 최근 도청 강당에서 연 ‘산림소득 증대 비전 제시 및 토론회’ 참석자들이 산림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 경북도 제공
경북도는 지난해 8월부터 도내 산촌지역을 돌며 현지 주민과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해 ‘산림소득 10대 신규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지난달 22일에는 임업 후계자·산주·산림조합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0대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토론회를 열었다.
경북도는 먼저 안동의 김씨(호두)를 포함해 고사리(청송)·표고버섯(문경)·산양삼(영주) 등 4개 분야에서 부(富)를 일군 임업인 4명을 ‘산지 부농 경영컨설팅 지원단’으로 위촉했다. 이들의 농장을 중심으로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전문 재배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호두나무·고사리 등 장·단기 임산물을 복합 식재하는 대단위 산림복합경영단지를 올해 2곳, 내년에 10곳 등 해마다 확대 조성할 방침이다. 산촌형 마을기업과 사회적기업을 육성하고 영주와 봉화 경계구역에 산양삼 테마랜드도 조성키로 했다. 산양삼 테마랜드는 올해 타당성 조사를 실시한다.
경북도는 2014~2015년에 제각각 완공할 예정인 국립 백두대간 수목원(봉화)과 국립 백두대간 테라피단지(영주·예천), 국립 멸종위기종 복원센터(영양) 조성사업에 발맞춰 산림 휴양·레포츠 시설도 만든다. 상주에 백두대간 트레일센터를 짓고 봉화 이몽룡 청백리촌 등 백두대간을 끼고 있는 6개 시·군에 지역의 전설과 인물·문화재 등을 소재로 한 백두대간 이야기촌을 조성한다.
영주 풍기읍과 상주 화북면 등 십승지(전쟁이나 천재지변이 일어나도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열 군데의 땅) 4개 지역에 숲속 캠핑장을 만들고 백두대간과 낙동정맥 구간 곳곳에 모험스포츠 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이들 사업을 기존 시·군사업 등과 연계해 2015년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강원 양구와 연계해 영양·청도·울릉군에 산채유전자원센터·재배단지·산채건강마을 등을 만드는 백두대간 산채식품벨트도 2014년까지 구축하기로 했다. 이밖에 봉화의 한국산림과학고(옛 춘양상고)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등 임업 전문인력 양성에도 힘쓰기로 했다.
경북도 민병조 환경해양산림국장은 “오미자 등 임산물과 산림휴양문화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부응해 주민 소득도 높이고 산촌공동체도 활성화시키기 위해 산림에서 지속적으로 고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10대 프로젝트를 선정,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대 권오규 교수(58·산림정책학)는 “산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방향은 바람직하지만 산림의 보전과 이용을 적절하게 조화시켜 난개발이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사업에 들어가기 전에 각 사업에 대해 더 많은 자료를 수집·연구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