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역의 문화와 정체성을 토대로 한 '지역 재생'이 세계적 흐름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국내에서도 새로운 시도들이 시작되고 있다. 대통령 직속기구인 지역발전위원회가 올해 시작한 '창조지역' 사업은 철저하게 콘텐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역발전위원회는 최근 내발성, 독창성, 지역개발효과라는 3가지 기준으로 12개 지역의 13개 사업을 창조지역 사업으로 선정했다. 강원 정선군의 '아리랑의 고향 정선 조성' 사업, 전래동요 '고추먹고 맴맴'의 발상지라는 점에 착안해 전래동요와 예술교육을 접목시킨 충북 음성군의 '동요 에듀케어 프로젝트', 국내 최초의 공룡 화석 발견지라는 콘텐츠와 영상산업을 결합시킨 경남 고성군의 '공룡 특화 자원화 사업'등이 대표적이다. 지역발전위원회는 사업의 규모에 따라 1억~62억원의 예산을 지원해 지역의 창조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예정이다.
최상철(70)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은 "지금까지는 지역 개발 하면 도로를 건설하고 집이나 공장을 짓는 것을 떠올렸지만 앞으로는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창조지역의 중심에는 문화가 있다"고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사업 공모에 96개 지자체에서 270건을 신청했을 만큼 열기가 뜨거웠지만 기존에 하던 수익사업을 이름만 바꿔 내놓은 것이 많아 안타까웠다"면서 "창조지역에 대한 지자체 공무원들의 인식 전환이 급선무라는 생각이 들어 관련 가이드북을 제작해 배포하고 교육도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창조는 작은 골목길 하나, 숲 하나에서도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경우 건축가 가우디를 통해 도시 이미지를 구축했고, 영국의 리버풀은 비틀스라는 유산을 활용해 문화도시로 거듭나지 않았습니까.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자존심을 살려주는 것은 바로 문화입니다. 창조지역 사업은 지역 주민과 지자체가 그들만의 차별화된 문화를 발견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정책적 지원을 해주는 것입니다."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도시계획학 박사학위를 받고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한국지방자치학회 회장 등을 지낸 최 위원장은 국내 대표적인 도시계획 전문가다. 그는 "도시에도 삶과 죽음이 있다. 어떤 도시도 영원할 수는 없다. 잘 나가는 도시도 언제나 새로운 창조적 아이디어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한국일보 2010년 10월 21일 김지원기자 eddie@hk.co.kr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