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살랑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여름, 잦은 비와 푹푹 찌는 무더위가 반복된 날씨 속에서도 구미산업단지에 입주한 공장들은 쉼없이 돌아갔다.
공장이라고 하면 으레 굴뚝, 회색빛, 소음, 삭막한 분위기 등이 떠오를 테지만 최근 구미산단에는 아름다운 공장 건축이 부쩍 늘고 있다. 미적 요소와 환경친화적인 요소를 고려한 공장 건축으로 근로자들에게 보다 안락한 근무환경을 제공하고자 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는 것. 이로써 '감성', '인간중심', '자연친화' 등을 표방하는 이런 기업들은 작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소비자와 외국 바이어들의 신뢰도를 높여주고 이직률을 낮추는 등 1석 3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구미산단에 피어나고 있는 “아름다운 공장”, 그 현장을 찾아가본다.
“아름다운 공장”의 진원지는 바로 2단지.
인동사거리에서 옥계 쪽으로 들어가다 보면 한 고개를 넘는 동안 아름다운 공장들이 줄지어 있다.
쾌적함과 편안함이 베어나오는 공장, 원익커츠
고갯마루 초입에서 만나는 기분 좋은 첫 번째 업체는 원익쿼츠
(대표이사 회장 이용한/구미시 구포동 637번지/www.wonikquartz.com).
이 회사는 반도체 웨이퍼를 생산하는데 필수적으로 소요되는 쿼츠웨어(Quartz Ware)와 반도체 및 TFT-LCD를 생산하는데 주로 사용되는 세라믹스 제품을 전문적으로 제조 공급하는 회사다. 이 회사의 공장은 심플함 그 자체다. 직사각형의 하얀 타일이 조각조각 건물의 외벽을 꼼꼼히 채우고 있고, 건물의 대부분이 유리소재로 되어 있어 회사의 경영철학인 “열린 경영”을 나타내 보여주는 듯하다.
재작년 8월 착공하여 1년 만에 결실을 맺은 이 공장은 이 회사의 비젼인 “Global 원익쿼츠”의 위상에 걸맞게 최첨단설비를 구축하였으며, 연면적 3,305㎡에 지하1층 지상 3층 규모로 건축되었다. 공장동 및 사무동을 비롯하여 각종 편의 시설을 갖춘 휴게공간까지 회사 곳곳에서 쾌적함과 편안함이 묻어나는 (주)원익쿼츠는 내부 직원들은 물론, 회사를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공간이 되고 있다.
자연과 하나된 공장, 회명산업(주)
고갯길 내리막이 끝나는 즈음에 또다시 우리의 눈길을 끄는 업체, 회명산업(주)
(대표이사 회장 한창호/구미시 구포동 639번지/www.hoimyung.co.kr)
본사를 천안에 두고 있는 이 회사는 오랜 경험과 기술이 축적된 FPD용 Process Chemical 사업 부문, 전자소재, 수처리부문 및 첨단 물류SI와 무선통신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에 있는 정보통신부문을 중심으로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Total Solution 제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5년 현 위치에 구미공장을 준공하였으며, 이 공장에는 LCD 정밀세정제를 생산하는 세미클린사업부와 협력업체인 드루코리아(주), (주)알고에스앤엠 등 한 지붕 아래 세 가족이 입주해 있다.
건물의 외형은 공장이라기보다는 관광지를 연상케 할 정도로 아름답다. 이 회사 사무동은 첨탑을 올려놓은 듯한 직사각형의 기둥과 원기둥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하나의 건축물을 이루고 있으며, 이 기둥은 자연채광이 가능하도록 유리로 장식되어 있다. 또한, 주위 녹지공간과도 조화로이 어울려 공장도 마치 자연의 일부분인 것처럼 느껴진다.
특히, 기숙사는 고급 펜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총 3층으로 구성된 기숙사 건물은 공장부지 중 제일 안쪽에 위치하여 산이 감싸 안은 듯한 형상으로 포근함을 더해 주고 있다. 이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는 장규덕 과장은 “구미산단 내에 우리 기숙사처럼 쾌적하고 아름다운 곳은 없을 거예요. 하루하루가 휴가 온 느낌이에요. 좋은 기숙사에서 불편함 없이 생활하니 정신적으로도 안정되고, 일도 훨씬 잘 되는 것 같아요.”라며 자랑을 늘어놓는다. 이 공장 및 기숙사에는 한창호 회장의 직원들을 위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한다.
직원들을 위한 배려가 공장 설계의 1순위,(주)서원인텍
직원들을 위하는 것이 곧 회사를 위하는 것, (주)서원인텍
(대표이사 회장 김영환/구미시 구포동 621-7/www.seowonintech.co.kr)
휴대폰 키패드를 생산하는 이 회사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다름 아닌 초록빛 잔디구장. 3,305㎡에 달하는 이 구장은 직원들이 마음껏 체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994년에 조성된 것이라고 한다. 주말마다 직원들은 공장 안 구장에서 축구 등 다양한 체육활동을 즐긴다. 잔디구장에 대한 김영환 회장의 애정은 각별하다. 여타의 CEO라면 주차공간이 협소하다고 진작 없앴을 공간이지만 김회장은 이 구장을 직원들을 위한 공간이요, 회사의 자랑으로 여기고 본사(군포)에서 내려올 때마다 각별한 관리를 당부한다고 한다.
또한 이 공장 내에는 보육교사를 둔 어린이집까지 마련되어 있다. 근로자들은 근무시간동안 부담 없이 자녀들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어 좋고, 회사는 아이를 둔 근로자들의 작업 능률이 오르면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 좋고,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면서 주위 업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직원들을 위하는 것이 회사 전체를 위하는 일입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것보다 다양한 편의시설들이 갖춰진 곳에서 일하면 일의 능률도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회사의 매출 증가에도 기여하는 면이 큽니다. 상호 배려를 통해 기업은 커 나가는 것이죠.”라고 말하는 지원파트 이창호 대리.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 (주)서원인텍의 경영철학을 알 수 있을 듯하다.
기업이미지 확립, 공장도 한몫!, (주) 피플윅스
공장도 바이어를 위한 중요한 쇼윈도가 된다! (주)피플웍스
(대표이사 허승표/구미시 공단동 260-2/www.peopleworks.co.kr)
이 회사는 1단지에 위치한 이동통신장비업체로서 공장을 신축하여 작년 1월 서울에서 구미로 본사를 옮기자마자 2006년 한국건축문화대상 민간부문 우수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IT관련 첨단제품인 핸드폰, LCD모니터의 핵심 부품들을 연구개발 및 생산하는 중소기업으로, 24시간 가동되는 사무실, 연구실, 클린룸과 직원들을 위한 식당, 체력 단련실, 휴식 공간 등의 지원시설들이 하나의 건물 안에 집적돼 있다.
미래 지향적인 최첨단의 기술력과 생산시설을 갖춘 공장으로 대지 북쪽으로는 오래된 벚나무 가로수가 서있는 전면도로가 지나고 대지 주변으로는 전형적인 공장형태와 재료로 지어진 건물들이 둘러싸고 있다. 건물 내ㆍ외부에 풍부한 녹지와 휴식공간을 만들어 삭막한 공단지역에 있으면서도 환경 친화적인 건물이 되도록 했다.
대지의 북쪽이 전면도로와 마주하고 있어 입구 부분의 개방감과 채광을 위해 건물을 서쪽에 배치했다. 건물 주변으로 주차장, 물품 반입 반출 작업장, 농구장, 미니 축구장 등 다양한 옥외 공간들을 분산 배치해 각각의 영역성을 확보하도록 했다.
이 공장은 기능적 평면구성 위에 건축조형적 미를 첨가하여 간결하며 경쾌하게 엮어낸 하나의 작품으로 오랜 역사를 지닌 구미산단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제한된 대지에 운동장을 배치해 근로자의 환경개선에 노력했고, 효과적으로 단면구성을 해 공장도 바이어를 위한 중요한 쇼 윈도우가 돼야 한다는 경영 마인드를 담고 있다.
지금까지 소개한 ‘아름다운 공장’들이 구미산단에 꽃망울을 틔우기 시작했다. 이제 공장은 공장일 뿐이라는 생각은 추억의 뒤편으로 묻어두자. 건축물의 디자인과 안팎의 녹지공간 조성 등을 통해 기업이미지를 제고하고 자연친화성, 조용함과 깨끗함, 여유로움이 넘치는 아름다운 공장을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구미산단에 아름다운 공장들이 만개할 그 날을 기대해본다.
구미혁신클러스터추진단 기획총괄팀 최길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