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국경지역의 구축: 유럽과 북미의 교훈
(제임스 스캇, 라이프니츠 지역개발 구조계획 연구소 교수)
1) 이 논문은 유럽연합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의 인접국가 간의 초국가적, 초국경적인 지역의 형성(building cross-border region) 과정에서 제 3섹터 네트워크의 역할을 고찰한다.
2) 이러한 네트워크는 지역발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유럽 이웃국가 정책( European Neighbourhood Policy)과 같은 EU 프로그램에 의해서 지지받고 있다. 이는 기존의 전통적인 중심-주변부 관계로부터 상호 의존성의 인식에 기반한 새로운 형태의 지역주의(regionalism)로 향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을 통해서 EU는 공동의 협력정책의 공유를 통하여 모든 참여국들이 막대한 경제적, 정치적, 사회문화적 혜택을 균등하게 공유할 것이라 기대한다.
3) 그런데, 초국경적 지역의 형성에서 시민사회(civil society)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EU가 이웃국가 내의 시민사회에 미친 영향에 대한 기존 논의는 명시적인 정책에 한정되어 있고, 보다 민감하고(subtle), 비공식적인(informal) 채널을 통한 영향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다. 따라서, 저자는 유럽화(Europeanization) 과정과 이웃국가 간의 거버넌스(external-governance)에 대한 연구가 비공식적, 비계층적인 과정들의 영향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4) 구체적인 사례연구로 핀란드와 러시아 국경 간에 진행 중인 초국경적 지역형성 과정(지역복지시스템, 지역개발에서의 협력 등)을 살펴본다. 1990년대 소비에트 해체 이후 러시아에서 발생한 사회적 혼란의 결과, 보건 및 공공 서비스의 재정이 악화되었다. 핀란드의 시민사회 기구들은 이러한 러시아의 정치적 전환의 혼란을 경감시키는 것을 도와주기 위하여 공중위생과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사회적 서비스 등을 지원하였다. 가령, 핀란드의 한 시민사회 기관은 의약품과 의료장비를 갖춘 마을병원을 러시아 Sortavala에 지어주었다. 또한 1991년 이후 러시아 Karelian 시에서 에이즈 감염률이 급격히 증가하자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핀란드 측의 시민사회 기구들이 참여하였다. 이와 더불어 1995년부터 2008년까지 지속적으로 Karelian에서의 공중보건과 사회적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하여 EU에서 지원을 받은 TACIS 프로그램을 러시아와 핀란드 시민사회가 함께 수행했다.
5) 이러한 핀란드와 러시아 시민사회 간의 초국경적 협력은 소비에트 시기동안 국가에 의하여 제공되었던 사회적 서비스를 대체한 것이었다. 특히, 초국경적 협력이 잘 되었던 것은 이들 간의 네트워크가 다른 지역의 활동가들을 결집시키고, 그들의 지식을 공유하게 하는 등의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6) 지역발전에 있어서도 초국경적 협력은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소비에트 붕괴 이후 국영기업이 붕괴되면서 러시아에서는 자본투자가 부족하고, 경제위기가 야기됐다. 러시아 경제위기는 소비에트 시장에 의존하고 있었던 핀란드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그리하여 핀란드 시민사회는 러시아의 관광산업과 기업발전을 위한 제도적 지원을 하게 되었다. 가령, 1991년 이후 Sortvala에서는 핀란드 관광객의 증가로 호텔, 레스토랑 등의 서비스 부문에서 약간의 관광수익을 얻었지만, 쾌적함(amenity)이 떨어지고, 여러 관광 인프라가 질이 낮고, 부족하여,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7) 핀란드-러시아 시민사회간의 협력은 이러한 관광이미지를 개선하는 캠페인과 전문가 연수를 통한 전문 요리지식의 습득과 호텔경영능력을 ‘유럽’ 수준으로 높이고자 하였다. 또한 러시아의 산업을 일으키기 위한 일환으로 핀란드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러시아 실업자들의 직업교육을 실시하는 교육기관을 세우기도 하였다. 이 연구를 통해서 시민사회 네트워크를 통하여 초국경적 지역형성이 단순히 상징적이거나 정치적인 미봉책을 넘어서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